프랑스의 해외 영토인 과들루프는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크레올 문화, 음식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섬입니다.
열대 우림과 화산, 황금빛 해변과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과들루프는 카리브해 북서부와 대서양 서부에 위치하며 북쪽으로는 앤티가 바부다, 영국령 몬트세랫, 남쪽으로는 도미니카 연방과 접하는 곳에 있습니다.
과들루프의 가장 큰 2개의 섬은 서쪽에 위치한 바스테르섬, 동쪽에 위치한 그랑테르섬입니다. 그 외에 마리갈랑트섬, 일드생트섬과 같은 적은 섬들이 모여서 과들루프를 이곳을 모두 합친 곳을 과들루프라고 합니다. 특히 서쪽에 위치한 바스테르섬은 화산 활동의 영향으로 인해 형성된 고지대로서 숲이 많은 편이며 그랑테르섬은 석회암 지대를 띠고 있는 저지대로서 백사장이 많은 편이니 진정으로 산과 바다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멋진 관강지입니다.
과들루프의 주요 관광지
과들루프는 뭔가 프랑스의 향기와 카리브해의 자연이 아주 은근하게 섞여 있는 특별한 감각이었어요.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공기가 다르다는 게 느껴졌고, 한 걸음만 나가도 열대 식물 특유의 짙은 녹음과 따뜻하면서도 촉촉한 바람이 반겨줘서, ‘아, 이건 확실히 다른 곳이구나’ 싶었어요.
과들루프는 행정적으로는 프랑스령이지만, 지리적으로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예요. 그러니까 프랑스와 라틴 아메리카가 만나는 접점 같은 곳이죠. 기본 언어는 프랑스어인데, 길거리에서는 크리올어도 자주 들려요. 이곳에선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카리브 문화가 독특하게 융합되어 있어서, 사람들 표정도, 음식도, 음악도 참 다채롭고 활기차요.
과들루프는 나비 모양으로 생긴 두 개의 큰 섬, 바스테르(Basse-Terre)와 그랑드테르(Grande-Terre)를 중심으로 여러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어요. 이 두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느낌은 완전히 달라요. 바스테르는 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많고, 숲과 폭포, 산과 온천이 있는 쪽이에요. 한마디로 ‘초록의 땅’이라면, 그랑드테르는 백사장과 리조트, 그리고 활기찬 마을들이 펼쳐지는 ‘햇살의 땅’이죠. 저는 이 두 곳을 다 걸어봐야 과들루프를 진짜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날씨는 전형적인 열대 기후예요. 1년 내내 기온 차이가 크지 않아서 언제 가도 따뜻해요. 평균기온이 26도 정도라 얇은 옷만 챙겨 가면 되죠. 다만 6월부터 11월까지는 우기고, 특히 8~9월은 허리케인 가능성도 있어서 이 시기엔 일기예보를 자주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건기인 12월에서 4월 사이가 여행하기 제일 좋아요.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햇살은 따뜻하지만 무덥지는 않거든요.
과들루프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 그냥 해변에 앉아 있는 시간이었어요. 예쁜 카페도 좋고 관광지도 다 의미 있지만, 이곳 해변은 유난히 사람을 편안하게 해요. 그랑드테르에 있는 생트 안(Sainte-Anne) 해변은 물빛이 정말 예술이에요. 연한 에메랄드빛에서 시작해서 멀어질수록 짙은 청록으로 변하는데, 그 속에서 아이들이 물장구치고, 어른들은 해먹에 누워 있고, 누군가는 조개를 줍고 있어요. 그 풍경 안에 앉아 있으면, 나도 어느새 그 일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반대로 바스테르 쪽에서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아요. 여기에는 숲과 폭포가 정말 많거든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 많아서, 등산로도 잘 되어 있고요. 저는 ‘라 수프리에르(Soufrière)’ 화산에 올랐을 때가 특히 인상 깊었어요. 해발 1,467미터 정도 되는 활화산인데, 산책로처럼 오르다 보면 정상 부근엔 유황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도 볼 수 있어요. 정상에서 보는 바다와 섬의 전경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멋져요. 산을 오르며 흘린 땀이 아깝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여기는 온천도 많아요. 바스테르 쪽에 있는 ‘도메인 드 토마스(Domaine de Thomas)’ 같은 곳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수 있어요. 바다 옆에 만들어진 돌담 안에서 바닷소리를 들으며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면, 여행의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에요. 굳이 비싼 스파가 아니더라도 자연이 선물해 주는 편안함이 있는 곳이죠.
과들루프의 음식도 정말 빼놓을 수 없어요. 프랑스의 세련된 식문화에 크리올의 매콤함과 카리브의 열대 재료들이 어우러진, 그런 독특한 음식들을 많이 맛볼 수 있어요. 거리의 노점에서 파는 ‘아콜라(Akras)’는 콩이나 생선을 튀긴 간식인데, 아주 고소하고 중독성 있어요. 크리올 정식에는 쌀과 콩, 닭고기, 바나나튀김, 매콤한 소스들이 함께 나오는데요, 한 입 먹는 순간 입 안이 행복해지는 느낌이에요. 해산물도 정말 싱싱해서, 해변에서 바로 잡은 랍스터를 구워서 주는 식당도 꽤 있어요. 그리고 디저트로는 코코넛 밀크를 듬뿍 넣은 푸딩이나 신선한 열대과일이 아주 잘 어울려요.
이곳 사람들도 정말 인상 깊어요. 대부분 웃음이 많고 인사성이 밝은데, 그 여유로운 태도가 여행자를 참 편안하게 해 줘요. 아침 시장에 나가면, 상인들이 “봉쥬르!” 하고 인사하면서 맛있는 과일이나 빵을 하나씩 권해주시기도 해요. 그 느낌이 마치 아주 작은 동네에 여행 온 듯한 따뜻함이 있어요. 물론 프랑스어가 기본이라 처음엔 조금 낯설 수 있지만, 대부분 영어도 어느 정도 통하고, 말보다 중요한 건 그 따뜻한 태도라는 걸 이곳에서 배운 것 같아요.
매년 초 열리는 ‘과들루프 카니발’은 꼭 한 번쯤 보셨으면 해요. 거리마다 형형색색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벌이고, 크리올 음악과 드럼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그 에너지가 진짜 어마어마해요. 그 축제 안에서는 누구든지 춤을 추고, 노래하고, 함께 웃는 분위기라, 어느새 나도 그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게 되더라고요.
과들루프는 어쩌면 지도에서 바로 찾기 어려운 작은 섬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곳은, 복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백’을 만날 수 있는 그런 특별한 장소예요. 자연과 도시가, 유럽과 카리브가, 고요함과 열정이 모두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짧은 여행이더라도 꽤 깊은 여운을 남겨줘요. 어느 순간엔 잊고 있었던 감정, 잊고 지내던 감각들이 다시 깨어나는 느낌이랄까요?
다녀온 후에도 자꾸 생각나는 건, 그건 단순히 예쁜 풍경 때문만은 아니에요. 햇살이 머문 바닷가, 따뜻한 인사, 입안 가득 퍼지던 향신료 냄새, 별빛 아래서 들리던 음악… 그런 모든 조각들이 함께 기억 속에 남아 있어서 과들루프는 그저 여행지라기보단 하나의 감정처럼 느껴져요.
만약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 있는 것 같거나, 새로운 곳에서 나를 다시 만나고 싶다면, 과들루프의 바람에 실린 바다 냄새, 길모퉁이의 웃음소리, 그리고 파란 하늘 아래 느릿하게 흐르는 시간이 당신을 조용히 안아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