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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저 끄라비

by ranisamo8 2025. 3. 14.

끄라비의 일상과 관광이 함께 있는 해변

 

끄라비는 안다만해로 흘러들어 가는 강 어느 한 어귀에 있는 태국 남부의 서쪽 해안에 위치한 끄라비 테사반 므앙입니다. 이곳은 끄라비주의 주도 끄라비의 행정 구역이면서 오늘날 끄라비에서는 관광이 가장 중요한 특징이 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해변과 훼손되지 않은 섬으로 끄라비는 지금 태국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지 중 하나가 되었죠.

이 아름다운 해저를 갖고 있는 바닷가의 도시를 함께 만나 볼까요?

아름다운 해저 끄라비

끄라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의 느낌은, 마치 오래된 사진 속 한 장면 속으로 걸어 들어간 듯한 기분이었어요. 공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도시 외곽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죠. 파란 하늘 아래 넘실거리는 에메랄드빛 바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석회암 절벽들, 그리고 잔잔한 파도 위에 둥글게 모여 있는 전통 롱테일 보트들까지… 모든 장면이 하나하나 엽서 속에서 튀어나온 듯 아름다웠어요. 태국 남부 안다만 해에 면한 이 조용하고 따뜻한 해안 마을은, 복잡한 일상에 지친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져주는 그런 장소였어요.

끄라비는 방콕처럼 북적이지도 않고, 푸껫처럼 관광객으로 넘쳐나지도 않아요. 도시는 적당히 활기차면서도 조용하고, 여행자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움직여주는 여유가 있죠. 그러니까 이곳은 누군가에게는 모험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휴식이 되는 곳이에요. 연중 따뜻한 날씨 덕분에 언제 가도 무리는 없지만, 특히 11월부터 4월까지의 건기 시즌은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예요. 맑고 푸른 하늘, 쨍한 햇살, 그리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마음까지 환하게 만들어줘요. 반면 우기인 5월부터 10월은 짧은 비가 자주 내리긴 하지만, 그 덕에 자연의 색은 더 짙어지고 공기는 더욱 촉촉해져서, 조용히 머물며 자연을 만끽하기엔 오히려 더 좋은 시기일 수도 있어요.

끄라비의 해변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해요.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아오낭 해변이에요. 숙소도 많고, 맛집이나 기념품 가게, 마사지 숍들도 다 근처에 있어서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기에 딱 좋죠. 이곳은 분위기도 밝고 활기차요. 바닷가 산책길에는 늘 사람들이 오가고, 해 질 무렵이면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로 붐벼요. 하지만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훨씬 한적한 곳도 많아요. 예를 들어 타라 해변은 넓은 백사장이 쭉 펼쳐진 조용한 해변이에요. 특히 해질 무렵, 해가 천천히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온 하늘이 붉게 물드는 풍경은 정말이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요. 또 클롱 무앙 해변처럼 사람 손길이 덜 닿은 해변에서는 파도 소리만 들리는 평온함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요. 해변에 앉아 그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죠.

물론 끄라비에 왔다면 아일랜드 호핑 투어는 꼭 해보셔야 해요. 주변에 아름다운 섬들이 정말 많거든요. 하루 동안 롱테일 보트를 타고 여러 섬을 도는 투어는, 말 그대로 ‘꿈꾸던 휴양’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시간이었어요. 피피섬은 가장 유명한 섬 중 하나로, 영화 ‘더 비치’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죠.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홍섬이 더 인상 깊었어요.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섬들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인데, 그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순간 현실감이 사라질 정도였어요. 스노클링을 하며 물속 세상을 들여다보다 보면, 알록달록한 열대어들이 바로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 햇살이 바닷물 사이로 반짝이며 쏟아지는데 그게 참… 설명하기 힘든 감동이에요. 어떤 분은 아예 책 한 권 들고 조용한 섬 해변에 누워 하루를 보내기도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푸른 자연 속에 자신을 맡기는 시간이 생각보다 더 큰 위로가 되곤 해요.

끄라비에는 바다 외에도 숨은 자연 명소들이 참 많아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에메랄드 풀(Emerald Pool)이에요. 이름처럼 맑고 투명한 연둣빛 물이 잔잔히 흐르는 천연 수영장인데, 울창한 숲을 한참 걷고 나면 딱 나타나는 그 풍경이 정말 장관이에요.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 온천수 덕분에 물 온도가 적당히 따뜻해서, 수영복만 챙기면 누구나 가볍게 몸을 담글 수 있어요. 근처엔 블루 풀(Blue Pool)이라는 더 깊고 푸른빛의 샘도 있는데요, 이곳은 입수는 금지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로움이 가득해요.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타이거 케이브 사원(Wat Tham Sua)이에요. 이름 때문에 진짜 호랑이라도 나올까 걱정할 수 있지만, 실제 호랑이는 없고, 동굴 사원과 1200개가 넘는 계단이 이어진 전망대가 유명해요. 이 계단을 끝까지 오르면, 끄라비 시내와 석회암 산맥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그 모습은 말 그대로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워요. 올라가는 길은 조금 힘들지만, 정상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과 황금빛 불상이 주는 고요함은, 마치 내면의 정화 같은 기분을 안겨줘요.

그리고 여행에서 먹거리를 빼놓으면 섭섭하죠. 끄라비는 바닷가 도시답게 해산물이 정말 싱싱해요. 바다 바로 앞 식당들에서 먹는 게살 카레, 숯불에 구운 왕새우, 그리고 라임을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는 정말 입안 가득 바다의 풍미가 느껴져요. 특히 해가 지고,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저녁 무렵 노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면, 그 분위기까지 음식의 맛을 더해줘요. 거리에서는 코코넛 아이스크림, 망고와 찹쌀밥, 바나나 팬케이크 같은 간식도 꼭 맛보셨으면 좋겠어요. 투박하지만 따뜻한 정이 담긴 그런 맛이에요.

무엇보다 끄라비가 특별한 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에요. 시장에서는 웃으며 인사해 주는 상인들, 해변에서 조개를 줍는 아이들, 롱테일 보트를 정성스레 손질하는 어부 아저씨들… 모두가 서두르지 않고 자기 삶을 조용히 살아가고 있어요. 여행자로서 이들 사이에 살짝 스며들면, 어느 순간 ‘나는 이방인이 아니라 그냥 이곳의 일부인가?’ 싶은 따뜻한 착각이 들기도 해요. 그 미묘한 감정이 끄라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끄라비는 단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만은 아니에요. 그 안에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무엇보다 ‘쉼’이라는 단어가 몸으로 느껴지는 공간이에요. 삶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껴질 때,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끄라비는 그 모든 걸 천천히 어루만져줄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에요.

혹시 요즘 마음이 조금 복잡하거나, 이유 없이 지치고 있지는 않으세요? 그렇다면 조용히 짐을 싸서, 아무 말 없이 끄라비의 바다 앞에 앉아보세요. 바람, 파도, 그리고 사람들의 미소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 풍경 속에서, 분명히 다시 웃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