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하지만, 그 매력은 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디트로이트에서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너무나 많다고 해서 스릴리스트(Thrillist) 선정 ‘미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에 선정된 적도 있어요. 활기차고 다채로우며 포용적인, 미시간주에서 가장 큰 이 도시는 디트로이트를 상징하는 혁신적이고 대단히 창조적이며 파격적인 인재를 통해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죠.
디트로이트의 오래된 자동차 공장과 여러 활기찬 공업들이 이 도시를 더욱 생기 있게 만들어 줍니다.
전설적인 피셔 극장(Fisher Theatre)에서 브로드웨이 작품을 감상하거나 디트로이트 마소닉 템플(Detroit Masonic Temple)에서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관람하거나 화려한 디트로이트 오페라 하우스(Detroit Opera House)에서 클래식 공연을 감상해 보는 것도 디트로이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
디트로이트의 인상은 조금 독특했어요.
미국 도시들 중에서도 ‘다른 리듬’으로 움직이는 곳이라는 느낌이랄까요. 공항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건 오래된 건물과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들이 묘하게 어우러진 풍경이었고, 거리에는 예술적인 벽화와 공장 굴뚝, 오래된 철제 다리, 그리고 거대한 자동차 광고들이 뒤섞여 있었어요. 이 도시만의 독특한 분위기는 사진으로는 절대 다 담기지 않더라고요. 발걸음을 디딜수록 ‘여긴 뭔가 다르다’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어요.
디트로이트는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도시인데요, 한때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심장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포드, GM, 크라이슬러 같은 빅 3의 본거지였어요. 그래서 지금도 ‘모터 시티(Motor City)’라는 별명이 따라붙죠. 도시 자체가 자동차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보니 박물관이나 거리, 예술 작품 곳곳에서 그 흔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어요. 특히 헨리 포드 박물관은 꼭 한 번 가보셔야 할 장소인데요, 단순히 자동차만 전시되어 있는 게 아니라 미국 산업사와 대중문화까지 함께 볼 수 있어서 그야말로 시간 여행하는 기분이에요.
이 도시를 진짜 느끼고 싶다면, 한적한 주택가보다는 다운타운이나 코르크타운 같은 동네를 천천히 걸어보시는 걸 추천드릴게요. 코르크타운은 예전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라 독특한 분위기가 남아 있고, 지금은 감각적인 카페나 소규모 맥주 양조장이 많이 생기면서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는 동네가 되었어요. 건물 외벽에는 그라피티가 가득하고, 그 사이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술과 삶이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거리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 같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에요.
디트로이트의 또 다른 매력은 음악이에요. 이곳은 모타운 사운드의 고향이에요. 1960년대 마빈 게이, 스티비 원더, 다이애나 로스 같은 레전드들이 디트로이트의 모타운 레코드에서 활동하면서 이 도시의 음악적 정체성을 만들어냈죠. 지금은 모타운 박물관으로 꾸며진 그 작은 집에 들어가 보면, 당시의 열기와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감동적인 체험이 될 거예요. 또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재즈 클럽들도 질 높은 공연을 자주 열기 때문에, 저녁에 뭔가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이쪽도 꼭 체크해 보세요.
날씨는 솔직히 말하면, 여름과 겨울의 차이가 극명해요. 여름은 덥고 습한 편이지만, 햇살이 길고 도시 곳곳에 공원과 야외 행사장이 많아서 즐길 거리가 풍성해요. 반면 겨울은 눈이 많이 오고 꽤 추워요. 그런데 그 눈 덮인 디트로이트의 모습도 참 아름다워요. 특히 벨 아일 파크나 디트로이트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눈이 소복이 쌓인 나무들과 얼어붙은 강 풍경이 굉장히 몽환적이에요. 춥긴 해도, 그런 겨울만의 정취가 분명히 있어요.
하루쯤 여유를 내서 벨 아일 파크에 가보시는 것도 좋아요.
이 섬 공원은 캐나다 국경과 가까운 디트로이트 강 위에 있는데, 도심에서 차로 15분도 안 걸리거든요. 식물원, 수족관, 작은 박물관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서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현지 사람들도 산책이나 소풍을 즐기러 자주 찾는 곳이라,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어울리는 느낌이라 더 좋더라고요.
디트로이트가 가진 특별함 중 하나는 ‘재생과 회복’이라는 이야기예요.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였지만, 산업 구조 변화와 함께 급격한 쇠퇴를 겪으면서 폐허가 된 건물들이 많았고, 심지어 파산까지 겪은 도시예요. 그런데 그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예술과 창의성으로 도시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졌어요. 현재는 오히려 그런 배경 덕분에 더 독특하고 개성 있는 도시로 주목받고 있죠. 낡은 공장을 리모델링해서 예술 공간으로 만든 곳도 많고, 사회적 기업이나 지역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소규모 프로젝트들이 활발해요. 도시를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곳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워요.
디트로이트는 미국 내에서도 음식 문화가 독특한 도시예요. 그중에서도 ‘디트로이트 스타일 피자’는 꼭 한번 드셔보셔야 해요. 네모난 모양에 도톰한 도우, 그리고 바삭한 치즈 테두리가 특징인데요, 일반 피자랑은 정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또 코니 아일랜드 핫도그라고 불리는 메뉴도 있는데, 디트로이트에서는 꽤 인기가 많은 음식이에요. 이건 간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역사도 있어서 직접 맛보면서 그 배경을 알게 되면 재미가 배가 되더라고요.
저녁이 되면 다운타운에는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서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줘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로컬 바나 루프탑에서 맥주 한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거리에는 재즈나 블루스 선율이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요. 도심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가 느껴지는 도시, 그게 바로 디트로이트의 가장 따뜻한 면이 아닐까 싶어요.
이 도시를 여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여기가 단순히 ‘옛날에 잘 나가던 도시’가 아니라, 지금도 그 특유의 에너지로 무언가를 계속 만들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어려움을 겪은 만큼 더 깊은 매력과 강한 생명력을 가진 곳이랄까요. 흔히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회복의 서사’를 체감하게 되는 곳, 그게 디트로이트였어요.
조금은 다르게 여행하고 싶으시다면, 화려한 스카이라인이나 전형적인 관광지만 있는 도시보다 이런 숨겨진 이야기와 변화가 있는 도시로의 여행은 어떤가요. 디트로이트는 그런 면에서 정말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거든요. 한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문화까지 한꺼번에 체험하고 싶다면, 디트로이트에서 그 모든 걸 만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