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는 아트 갤러리와 극장, 식민지 시대 건축물과 현대적인 쇼핑 지구가 공존하는 역동적이고, 역사가 살아 숨 쉬며 신나는 도시예요. 안데스 산과 태평양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 잡아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칠레의 수도는 일 년 내내 온화한 기후인 산티아고의 심장은 아르마스 광장입니다.
우아한 외관이 돋보이는 팔라시오 델라 레알 아우디엔시아에 있는 역사적인 기념물에 에워싸인 생기 넘치는 광장과 산티아고 대성당과 국립 역사박물관에 들러 보고 카페테라스에 앉아 거리 공연가, 수공예품 장인과 설교가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고대 라틴 아메리카 문화를 알아보려면 근처의 칠레 프리 콜롬비아 미술관을 찾으면 되는 그런 곳입니다.
바쁜 도심을 벗어나 삼림 공원에서 한가롭게 쉬며 현대 미술관도 돌아보며, 피코로코스와 같은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메르카도 센트랄과 보헤미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베야비스타 지역을 돌아보고, 명망 높은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가 살았던 집도 들러 보세요. 산 크리스토발 언덕을 오르는 케이블 카를 타면 산티아고 스카이라인과 안데스 산 전망을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고전의 도시 산티아고
산티아고는 칠레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나라의 정체성과 활력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도시예요.
안데스 산맥이 도시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고, 고지대 특유의 선선한 공기 속에서도 분명한 라틴의 열기가 살아 숨 쉬는 곳이죠.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부터 느껴지는 밝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낯선 곳인데도 괜히 익숙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곳이랄까요?
산티아고는 남미의 다른 도시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요.
브라질의 상파울루나 페루의 리마가 조금은 혼란스럽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라면, 산티아고는 세련됨과 안정감, 그리고 감성이 오묘하게 섞여 있는 도시예요. 도시 곳곳에 잘 정비된 공원이 많고, 걷는 재미가 쏠쏠한 길들이 이어져 있어서 도시 산책을 좋아하신다면 정말 만족스러우실 거예요.
이 도시의 중심지인 플라사 데 아르마스(Plaza de Armas)는 산티아고의 옛 모습을 간직한 곳이에요.
대성당인 메트로폴리탄 성당은 외관만 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멋이 있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쏟아지는 빛과 은은한 기도 소리에 절로 마음이 차분해져요. 광장 주변에는 거리 예술가들,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 그리고 현지인들과 여행객이 어우러져서 살아 있는 도시의 풍경을 보여줘요. 벤치에 앉아 사람들이 오가는 걸 바라보다 보면, 마치 오래전부터 여기 살고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리고 꼭 소개하고 싶은 곳이 바로 산 크리스토발 언덕이에요.
케이블카를 타고 언덕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여행이에요. 올라가는 도중에 도시 풍경이 점점 넓어지는데, 맑은 날이면 안데스 산맥까지 선명하게 보이거든요. 꼭대기에는 성모 마리아 조각상이 우뚝 서 있어서 산티아고 사람들의 정신적인 중심이 어떤 모습인지도 엿볼 수 있어요. 언덕 아래로는 벨라비스타(Bellavista)라는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동네가 펼쳐지는데, 이곳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동네예요. 낮에는 갤러리와 아틀리에, 예쁜 카페가 사람들을 유혹하고, 밤에는 라틴 음악과 함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밤의 축제가 열리는 곳이에요.
산티아고의 날씨는 여름철은 덥지만 습하지 않고, 겨울은 춥지만 대체로 맑고 고요해서 공기가 참 좋아요. 특히 산책하거나 공원에 앉아 쉬기 딱 좋은 날씨가 많아서 여행자에게는 정말 고마운 환경이죠. 단, 겨울에는 안데스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꽤 세니까, 얇은 옷만 챙기셨다간 곤란하실 수 있어요. 도시 자체가 해발 약 500m 정도의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아침과 밤에는 기온차가 느껴져요. 옷은 가볍게, 그러나 겹겹이 입을 수 있도록 챙기시는 게 좋아요.
현지 사람들과의 교감도 산티아고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예요.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친절하면서도, 자신들의 문화와 일상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인상 깊어요. 전통 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직접 만든 와인이나 치즈를 건네주면서 맛보라고 권하시는 경우도 많고요. 라 베가 시장(La Vega Central)은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 이곳은 칠레의 식탁을 구성하는 식자재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단순히 구경만 해도 문화 체험이 되더라고요. 낯선 열대 과일, 향신료, 신선한 해산물, 그리고 그걸 활용한 즉석요리까지—가만히 있기 어려운 유혹이 넘치는 공간이에요.
산티아고는 예술과 문학, 철학이 녹아든 도시이기도 해요. 칠레를 대표하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집 중 하나인 ‘라 차스코나(La Chascona)’도 바로 이곳 벨라비스타에 있죠. 그가 생전에 살던 공간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이 집은 단순한 박물관을 넘어서, 한 사람의 내면과 감성, 그리고 창작의 흔적을 직접 마주하는 경험을 선사해요. 방 하나하나가 시처럼 느껴지는 그런 공간이랄까요. 조용히 돌아보다 보면 어쩐지 마음 한편이 간질간질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음식 이야기 빠질 수 없죠. 산티아고의 음식은 칠레 전통 요리와 현대적인 감각이 잘 어우러져 있어요. 시푸드가 특히 유명한데, 바닷가가 아닌데도 이렇게 신선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세비체’처럼 생선이나 해산물을 생으로 먹는 요리가 많은데, 레몬과 고수, 칠리 페퍼로 맛을 낸 그 풍미는 한번 맛보면 잊기 어려워요. 혹시 생해산물에 익숙하지 않으시더라도 한 입쯤은 꼭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도시 곳곳에 자리한 현대적인 레스토랑에서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고, 거리에서 파는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에도 라틴의 정성이 들어가 있어요.
산티아고는 여행자에게 너무 바쁘지 않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도시예요. 자연과 도시가 균형 있게 어우러져 있고, 사람들도 여유롭고 정감 있어요. 게다가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어서 하루만 차를 타고 나가도 완전히 다른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도시만의 특별한 점이에요. 바닷가로 가면 발파라이소나 비냐 델 마루처럼 예술적인 해변 도시가 나오고, 내륙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와이너리가 즐비한 마이포 밸리처럼 조용한 농촌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산티아고는 어떤 한 가지 색으로만 정의할 수 없는 도시예요.
시간마다, 날씨마다,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라서, 머무는 동안 계속해서 새롭게 느껴져요. 그냥 바라만 봐도 좋은 도시, 조금만 걸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도시. 그런 곳이 바로 산티아고예요. 만약 여유롭게 여행하고 싶은 날이 온다면, 꼭 이곳을 리스트에 넣어두셨으면 해요. 조용하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당신의 감성을 꼭 어루만져줄 그런 도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