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름 엘 셰이크라는 도시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땐, 마치 어떤 신비한 주문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곳에 발을 딛는 순간, '아, 이곳은 정말 다른 세계구나' 싶으실 거예요. 이집트의 홍해 연안, 시나이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이 도시는 중동의 열기와 지중해의 여유, 아프리카의 야성적인 자연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정말 독특한 장소예요. 이름도 참 낭만적이죠?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 현지에서는 간단히 "샤름"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샤름 엘 셰이크의 웅장함
여기 날씨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일 년 내내 거의 맑은 하늘과 뜨거운 태양이 반겨주는 이곳은 진정한 ‘햇살의 도시’ 예요.
겨울에도 반소매 입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한데, 더운 여름에는 기온이 꽤 높지만 습도가 낮아서 생각보다 견딜만하답니다. 특히 유럽 사람들이 겨울철 휴양지로 샤름을 많이 찾는 이유도 바로 이 온화한 기후 때문이에요. 한겨울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건 꽤 매력적인 조건이잖아요?
샤름 엘 셰이크는 다이빙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통하는 곳이에요. 물빛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맑고 투명하고, 그 안에는 알록달록한 산호초와 열대어들이 어우러져 있어서 마치 바닷속 유리 궁전에 들어온 느낌이랄까요. 특히 라스 모하메드 국립공원(Ras Mohammed National Park) 근처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스쿠버 다이빙 명소예요.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다 만족할 수 있는 포인트가 다양해서 처음 다이빙을 해보는 분들께도 추천드릴 수 있어요. 스노클링만 해도 충분히 감탄할 만큼 바닷속이 화려하답니다.
해양 액티비티만 있는 건 아니에요. 도심에서는 베두인 전통을 간직한 마을 문화도 경험할 수 있어요. 사막 투어에 참여하면 낙타를 타고 이동하거나, 사막 한가운데에서 베두인 스타일의 저녁 식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답니다. 타닥타닥 불을 피우고, 밤하늘에 총총 박힌 별을 바라보며 마시는 민트차 한 잔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에요. 베두인 분들이 들려주는 현지 음악이나 춤도 색다른 매력이 있고요.
도시 한가운데로 들어오면 샤름은 굉장히 정돈되고 깔끔한 느낌이에요.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혼잡함보다는 오히려 관광지 특유의 차분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인상 깊어요. 특히 나마 베이(Naama Bay) 지역은 샤름의 심장부 같은 곳인데,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어서 걷는 재미가 있어요. 저녁이 되면 곳곳에서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오고, 테라스에서 칵테일 한 잔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사르르 풀리는 느낌이에요.
리조트 문화가 발달한 곳이라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고, 그 덕분에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이는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호텔 직원들은 대부분 영어에 능통하고, 서비스도 매우 친절해요. 관광객을 대하는 태도에서 여유와 배려가 느껴진달까요. 특히 가족 단위의 여행자나 허니문 커플들이 정말 많이 찾는 곳이라, 로맨틱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나 스파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요.
샤름에서는 이집트 전통 음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국제 요리도 접할 수 있어요. '코샤리(Koshari)' 같은 이집트식 스트리트 푸드를 먹어보는 것도 좋고, 바닷가 레스토랑에서는 갓 잡은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어요. 특히 그릴에 구운 생선이나 문어 요리는 바닷바람과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별미예요. 베두인식 빵과 후무스, 타히니 같은 전통 반찬들도 정말 맛있어요.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은 쇼핑 문화예요. 구시가지에 위치한 ‘올드 마켓’은 현지인들의 삶과 숨결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여기서는 각종 향신료, 이국적인 장식품, 전통 의상, 그리고 수제 공예품 등을 만날 수 있는데요, 물건을 살 때 흥정하는 것도 하나의 문화처럼 여겨지니 부담 없이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재미있는 체험이 될 수 있어요. 가격을 깎는 과정에서 농담을 주고받고, 낯선 이방인과도 웃음을 나누게 되니 그게 또 여행의 묘미죠.
샤름 엘 셰이크는 단순히 리조트와 바다만 있는 곳이 아니에요. 사막, 산, 바다, 도시가 모두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하루는 바다에서 수영하고, 다음 날은 사막에서 일몰을 보고, 또 하루는 도시에서 현지 문화를 즐기는 식으로 여행 스타일에 맞게 다양하게 일정을 짤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이 모든 체험들이 비교적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이루어진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이집트 다른 도시들에 비해 치안이 안정적이고, 관광 인프라도 잘 되어 있어서 혼자 여행하시더라도 크게 불편함은 없으실 거예요.
다른 도시와의 차별점이라면, 샤름은 역사 유적보다는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여유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예요. 피라미드나 유물 같은 고대 문명 유산을 보려면 카이로나 룩소르가 제격이지만,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이집트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샤름은 정말 특별한 선택이 될 수 있어요. 여기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에요. 바다에 발을 담그고 햇살 아래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조차도 가장 소중한 순간이 될 수 있겠구나 싶으실 거예요.
샤름 엘 셰이크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자연과 어울리며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에요. 바쁘고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깊은숨을 들이쉴 수 있는 곳을 찾고 계신다면, 저는 정말 자신 있게 이 도시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꼭 방문하셔서 샤름의 바람, 파도, 사람들, 음식… 그 모든 것을 여러분의 기억 속에 따뜻하고 선명한 추억으로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