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선의 도시 오클랜드는 오클랜드 지협(Auckland isthmus)에 위치하여 서쪽과 동쪽으로 바다에 싸여 있습니다.
복잡한 해안선을 따라 오클랜드 항구와 도심, 주요 주거지역들이 위치하는데 서쪽(오클랜드시티 남쪽)으로는 마누카우 만을 마주 보고 있어요.
오클랜드 국제공항이 위치하며 상대적으로 나중에 유럽인들이 진출하고 도시가 확장된 지역이며, 양쪽 바다를 잇는 운하 계획도 있었다고 합니다.
최소 100만은 넘어야 커다란 도시로 보는 한국인의 기준에서 보면, 뉴질랜드에서 '큰 도시'는 오클랜드 하나뿐입니다.
뉴질랜드의 사실상 관문도 오클랜드 국제공항뿐이니까요.
오클랜드 또는 그레이터 오클랜드는 최북단의 웰스포드부터 최남단 그리고 하우라키 만의 섬들을 포함하는 지역을 뜻 하지만 아직도 현지인들한테 오클랜드라고 하면 네 개의 지역구로 이루어진 오클랜드로 인식하고 있답니다.
범선의 도시 오클랜드
오클랜드에 발을 딛는 순간, 마치 푸른 그림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어요.
바다와 언덕, 현대적인 도시 풍경과 원초적인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이곳은 뉴질랜드 북섬의 북쪽에 자리한 가장 큰 도시이자 경제, 문화의 중심지랍니다. 수도는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오클랜드를 뉴질랜드의 진짜 얼굴이라 말해요. 그만큼 다채롭고 활기찬 매력을 지닌 도시예요. 제가 여기를 처음 여행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여기서 살 수도 있겠다”였어요. 그만큼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도시예요.
오클랜드는 '돛의 도시(City of Sails)'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항구와 요트가 많은 도시랍니다. 오클랜드 시내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다가 펼쳐지고, 수평선 위로 떠 있는 하얀 돛들이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마치 유화 한 장면처럼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죠. 오클랜드 항구 주변에는 피시 앤 칩스 전문점부터 세련된 시푸드 레스토랑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어서, 바다를 보며 식사를 즐기기에 참 좋은 곳이에요. 특히, 해 질 녘에 선셋을 배경으로 와인 한 잔 곁들이면 진짜 여행 온 기분 제대로 납니다.
시내 중심지인 퀸 스트리트(Queen Street)를 따라 걸어보면, 오클랜드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어요.
현대적인 고층 건물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현지인들과, 거리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 개를 산책시키는 주민들까지 다양해요. 이곳엔 큰 쇼핑몰도 있지만, 골목길로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상점이나 독립 서점, 감성적인 카페들도 숨어 있어요. 오클랜드 사람들은 커피를 무척 사랑하는데, 이곳 카페에서 직접 내린 플랫 화이트를 마셔보시면 왜 그런지 바로 알게 되실 거예요.
이 도시에서 꼭 가봐야 할 장소 중 하나는 마운트 이든(Mount Eden)이에요.
이건 진짜 강력 추천드릴게요. 한때 화산이었던 이 언덕은 지금은 푸르게 덮인 언덕인데, 정상까지 걸어서 올라가면 도시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여요. 바람은 솔솔 불고, 저 멀리 스카이 타워까지 시야에 들어오는데, 그 풍경이 정말 환상이에요. 여유롭게 도시를 바라보며 잠시 머리를 식히기엔 이만한 곳이 없어요. 저녁 무렵에 가면 노을이 장관이라 사진 찍기에도 최고예요.
오클랜드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도시 한가운데에서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시내에서 차로 30~40분만 나가면 와이타케레 산맥(Waitakere Ranges)에 도착해요. 숲이 우거진 트래킹 코스와 폭포, 그리고 블랙 샌드 비치가 이어져 있어서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죠. 피하(Piha) 해변은 특히 서퍼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에요. 파도가 높고 시원하게 부서지기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그 모습만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맑아져요.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오클랜드에서의 섬 여행이에요.
페리를 타고 30분 정도만 나가면 와이헤케(Waiheke)라는 섬에 도착하는데, 여기는 진짜 보석 같은 장소예요. 와이너리 투어가 유명한데, 직접 포도밭을 산책하며 와인을 시음하는 그 여유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요. 여기에 갤러리, 해변, 농산물 직판장까지 있어서 하루 종일 천천히 다니기 딱 좋은 곳이에요.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많은 주말 여행지라, 도시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하고 싶을 때 꼭 찾아가 보시면 좋아요.
오클랜드의 사람들은 대체로 여유롭고 친절한 편이에요. 길을 묻거나 버스 타는 법을 몰라 헤매도 다들 웃으며 도와주곤 해요. 뉴질랜드 특유의 ‘키위 정신’이랄까요. 정 많고, 속 편하게 말 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행 내내 마음이 편했어요. 영어를 쓰지만 억양이 부드럽고, 속도도 느긋해서 의사소통도 어렵지 않아요.
시장 구경 좋아하시면 오클랜드 도메인 근처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이나 브리토마트(Britomart) 지역의 마켓도 한번 들러보세요. 농부들이 직접 들고 온 과일과 채소, 수제 잼, 신선한 빵과 치즈가 가득한데, 여기서 맛보는 간식은 또 특별하거든요. 여행 중에 이런 작고 평범한 경험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현대적인 면과 자연, 전통과 새로움이 함께 어우러진 도시, 그게 바로 오클랜드예요. 날씨는 온화한 편이라 사계절 내내 여행하기 좋아요. 비가 가끔 내리긴 하지만, 금방 그치고 나면 공기가 맑고 하늘도 예쁘게 갭니다. 우산보다는 얇은 바람막이 하나 챙기시는 게 더 실용적일 수 있어요.
오클랜드는 말 그대로 한 도시 안에 수많은 세상이 담겨 있는 느낌이에요. 평화롭게 바다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고, 활기찬 거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일상을 잠시나마 함께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그 어디서든 자연과 가까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선물이었어요.
혹시 이곳을 여행할 때에는 아무 목적 없이 걸어도 좋아요.
거리의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카페에서 현지인이 읽는 신문을 훑어보고, 어쩌다 들어간 골목길에서 뜻밖의 발견을 하는 그런 순간들이 오클랜드를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줄 거예요.
오클랜드는 누군가에겐 그냥 도시일지 몰라도, 제게는 다시 찾고 싶은 ‘느긋한 친구 같은 곳’이에요. 당신에게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여유롭게, 오클랜드에서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