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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수도 뉴델리

by ranisamo8 2025. 2. 10.

뉴델리의 사원

 

델리는 올드델리와 뉴델리 구/신시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델리도 있고 뉴델리도 있어서 처음 방문했을 때는 헷갈리기도 했답니다

옛날 올드 델리는 소도시였는데, 영국 식민지 시대 때 수도의 개발로 인해 뉴델리가 건설되었다고 하고요.

영국의 설계와 건설에 의한 신도시 부분을 뉴델리라고 부르고, 예부터 있는 도시를 올드 델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

뉴델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가장 먼저 다가오는 건 ‘압도적인 에너지’입니다.

소리, 냄새, 색깔, 움직임—all at once.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조금 정신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금만 마음을 열면 그 안에서 살아 있는 도시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뉴델리는 인도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정치, 문화, 역사, 그리고 현대적 변화가 다채롭게 뒤섞여 있는 도시예요. 인도라는 나라를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뉴델리에서 시작하는 게 딱 좋습니다.

 

이 도시는 사실 ‘델리’ 전체의 일부로, 행정 수도이자 계획도시로 조성된 지역입니다.

1911년, 영국이 인도의 수도를 콜카타에서 델리로 옮기면서 뉴델리가 만들어졌고, 지금은 중앙정부 주요 기관들과 대사관들이 몰려 있는 정치적 중심지이기도 해요. 뉴델리라고 하면 보통 '신도시'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지만, 여기엔 고대의 유적과 식민지 시대의 건축, 현대적인 쇼핑몰과 대중문화까지 공존하고 있답니다.

 

처음 뉴델리를 걷다 보면 ‘사람이 이렇게 많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북적이는 길거리와 교차로를 만나게 됩니다.

릭샤가 왔다 갔다 하고, 차량 클랙슨 소리가 끊이질 않아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거리의 찻집에서는 사람들이 느긋하게 마살라 차이 한 잔을 마시고, 길모퉁이 노점상들은 웃으며 손님을 부릅니다. 이런 상반된 풍경이 바로 뉴델리의 일상입니다.

 

환경적으로 보면, 뉴델리는 분명히 도전적인 요소가 있는 도시예요.

인도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다 보니 인구 밀도가 높고, 교통 체증도 심하고, 공기질 역시 하루 중 변화가 크죠. 특히 겨울철에는 스모그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라 마스크를 쓰는 게 현지인들에게도 일상입니다. 하지만 도시 곳곳에는 그런 혼잡함과는 전혀 다른, 여유롭고 푸른 공간들도 숨어 있어요. 루티엔스 델리라고 불리는 지역은 영국 식민지 시대에 계획된 곳으로, 잘 정돈된 가로수 길과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어우러져 산책하기에 아주 좋아요. 공원이나 정원이 많은 것도 뉴델리의 매력 중 하나예요. 로디 가든, 넬슨 만델라 로드의 녹지대, 인디아 게이트 주변의 대형 잔디밭 등은 현지인들의 일상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다양한 층위로 흘러갑니다.

아침이면 신문과 차를 들고 앉은 노인들의 담소로 시작되고, 이른 출근길에는 배낭을 멘 학생들, 하얀 셔츠를 입은 직장인들, 그리고 음식 배달하는 바이크들이 거리를 가득 채워요. 점심 무렵엔 길가 노점에서 파는 따뜻한 사모사와 달, 차파티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죠. 오후엔 도시의 진짜 활력이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장터가 붐비고, 시장 상인들은 빠른 손놀림으로 손님을 응대하고, 아이들은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길거리에서 공놀이를 하기도 해요.

 

뉴델리의 전통과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싶으시다면, '하우즈 카스(Hauz Khas)'나 '후마윤의 무덤(Humayun’s Tomb)', '레드 포트(Red Fort)' 같은 장소에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후마윤의 무덤은 무굴 제국 초기의 아름다운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곳이고, 타지마할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유적이에요. 붉은 사암과 하얀 대리석이 어우러진 구조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주변에는 현지 가족들이 도시락을 싸와 소풍을 즐기기도 하니, 관광지라는 인상을 넘어서 사람 사는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시장도 빠질 수 없죠.

뉴델리의 시장은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의 장’입니다. 찬드니 초크(Chandni Chowk)는 올드델리 지역에 있는 전통 시장으로, 골목마다 수백 년의 역사가 담겨 있어요. 천, 향신료, 보석, 골동품, 그리고 음식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땀 흘리며 일하는 상인들, 향 냄새, 사람들 사이를 누비는 소형 오토바이와 리어카가 정신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혼란 속에서도 묘하게 질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서든 ‘흥정’은 필수예요. 그 과정 속에서 상인들과 눈 맞추고 웃기도 하며, 도시 사람들의 일상과 마음을 조금씩 읽게 되죠.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뉴델리는 인도 전역의 요리가 모이는 도시라, 북인도식 카레는 물론이고, 남인도식 도사, 벵골식 생선 요리, 라자스탄의 향신료 진한 음식까지도 즐길 수 있어요. 길거리 음식도 정말 매력적입니다. 골가빠(Pani Puri), 알루 찻(감자 간식), 짜이(차이) 한 잔이면 도시의 활기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요. 물론 위생은 주의해야 하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가게를 중심으로 선택하시는 게 좋아요.

 

문화적으로도 뉴델리는 아주 풍부한 도시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National Gallery of Modern Art)이나 크리시나 메논 박물관, 인디라 간디 메모리얼 박물관 같은 공간에서는 인도의 예술, 정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합니다. 요즘은 청년 예술가들이 모이는 인디 공간들도 늘어나고 있어서, 디펜스 콜로니나 샤푸르 자트 같은 지역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뉴델리 사람들은 매우 강인하면서도 따뜻합니다.

거센 삶의 흐름 속에서도 서로를 챙기고, 가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짙게 남아 있어요. 처음 만난 이에게도 쉽게 말을 걸고, 길을 물으면 직접 안내해 줄 만큼 정이 많습니다. 특히나 인도에서는 ‘손님은 신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지인을 환대하는 문화가 일상에 녹아 있어요.

 

이 도시는 한 번에 다 알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복잡하고, 때로는 불편하고, 아주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혼란스러움 속에 사람 냄새나는 따뜻함과 엄청난 문화적 밀도가 숨어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뉴델리는 당신이 ‘내가 이 도시를 좋아하게 됐구나’ 하는 순간이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찾아오게 만드는 도시입니다.

 

계획대로 흘러가는 여행이 아니라, 우연히 발길 닿은 골목에서 인생 최고의 차를 마시게 되는 곳.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벤치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의미 있는 곳. 그게 바로 뉴델리고, 인도 여행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뉴델리에서는 는 미리 짜인 일정보다는 마음을 열고 이 도시의 흐름에 몸을 맡겨보시길 권해드려요. 익숙하지 않은 질감 속에서, 삶의 또 다른 깊이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다채롭고, 복잡하고, 뜨겁고,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도시.

뉴델리는 그런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