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의 수도인 오스틴은 당신에게 특별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선사할 최고의 여행지랍니다.
라이브 음악의 수도로 알려진 이 도시는 풍부한 문화,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독특한 음식으로 가득하니 이 글에서는 오스틴만의 매력적인 관광지, 흥미진진한 축제와 행사, 그리고 꼭 맛보아야 할 현지 음식을 보면서 오스틴이 여행의 꿈을 키워보시길 바랍니다.
텍사스의 보석 오스틴
미국 텍사스주 한복판에 자리한 도시, 오스틴(Austin)은 조금은 독특하면서도 진심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품은 곳이에요. 흔히 텍사스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카우보이, 광활한 목장,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주는 도시죠. ‘Keep Austin Weird’라는 문구가 도시 곳곳에 적혀 있는 걸 보면, 스스로도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즐기는 것 같아요. 이곳에 발을 디디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거리와 자연과 예술, 기술이 뒤섞인 풍경에 금세 빠져들게 돼요. 마치 멜로디 하나하나가 도시의 공기 속에 섞여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오스틴은 사실상 텍사스 주의 정치적 수도이자 문화적 심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주 정부가 있는 만큼 도시 중심에는 웅장한 주 의사당 건물이 있는데, 붉은빛 석재로 지어진 이 건물은 텍사스 특유의 자부심과 스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 같아요. 의사당 앞 광장을 산책하다 보면 시민들도 관광객들도 아주 자연스럽게 이 공간을 공유하는 모습이 보여요. 도시가 사람과 가까워진다는 건, 이런 소소한 장면에서 느껴지죠.
날씨는 정말 텍사스답게 태양이 가득한 날이 많아요. 여름에는 온도가 꽤 올라가서 실외활동이 조금 버거울 수 있지만, 대신 도시에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물가나 녹지가 잘 마련되어 있어요. 도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콜로라도 강 위에 만들어진 레이디 버드 호수(Lady Bird Lake)는 그 대표적인 공간인데요, 강이라고 부르기엔 호수처럼 잔잔하고 넓은 이곳은 카약을 타거나 패들보딩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아요. 아침엔 조깅을 하는 사람들로, 오후엔 가족 단위 피크닉이나 강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보트들로 활기가 넘쳐요. 물가를 따라 조성된 트레일은 도시를 벗어나지 않고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산책로 중 하나죠.
오스틴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단연 음악이에요. ‘Live Music Capital of the World’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에요. 도시 곳곳, 정말 예고 없이 거리의 바에서, 공원에서, 푸드 트럭 옆에서까지 라이브 음악이 울려 퍼지거든요. 뮤지션들이 연습 삼아 무대에 서기도 하고, 때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아무 예고 없이 등장하기도 하죠. 매년 봄이면 SXSW(South by Southwest)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영화, 기술 축제가 열리는데, 도시 전체가 하나의 큰 무대처럼 변해요. 이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경험이에요. 거리에서 만나는 예술가, 행사장을 오가며 나누는 대화 하나하나가 도시의 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순간들이죠.
오스틴의 사람들은 여유로우면서도 개성이 뚜렷해요. 무언가를 꼭 증명하거나 꾸미려 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타인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이런 분위기 덕분에 오스틴은 창의적인 사람들, 스타트업, 예술가들, 혹은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일종의 도피처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리고 그 안에서 누군가는 음악을, 누군가는 코딩을, 또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죠. ‘자유로움’이 삶의 기본값처럼 깔려 있는 도시예요.
오스틴의 식문화도 아주 흥미로워요. 텍사스 하면 떠오르는 바비큐가 당연히 대세인데, 여기서는 그 바비큐도 오스틴 스타일로 풀어낸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프랭클린 바비큐(Franklin Barbecue)가 있는데,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서는 걸로 유명하죠. 훈연한 고기의 향, 입에서 살살 녹는 브리스킷 한 점, 이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맛이 아닐까 해요.
바비큐뿐만 아니라 멕시칸 음식, 베트남 쌀국수, 코셔 푸드 등 전 세계의 맛이 한데 모여 있어서 골라 먹는 재미도 있어요. 특히 푸드 트럭 문화가 아주 발달해 있어서, 트럭 하나하나가 마치 작은 식당처럼 개성 있는 메뉴를 내놓아요. 아무 계획 없이 거리에서 음식 냄새 따라 걷다 보면 의외의 맛집을 발견하게 되죠.
도시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아요.
다운타운 근처는 물론이고 이스트 오스틴 쪽에는 벽화와 갤러리, 인디 커피숍들이 즐비해 있어서 마치 하나의 열린 예술 공간 같아요. 특히 에어비앤비 같은 데서 현지 가정집에 머물게 되면, 하루하루가 새로운 탐험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이웃 주민이 내준 자전거를 타고 현지인처럼 아침 카페를 들렀다 점심엔 강가에서 햇살을 즐기고, 저녁엔 근처 펍에서 음악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런 하루는, 그 자체로 소중한 여행이 되죠.
오스틴은 다른 미국 도시들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이질적인 느낌이 있어요. 뉴욕이 팽팽하게 긴장된 도시라면, 오스틴은 같은 활기 속에서도 훨씬 느긋하고 부드러운 공기를 품고 있어요. LA가 화려한 외면을 내세운다면, 오스틴은 자신만의 색을 자연스럽게 뿜어내는 도시예요. 그래서일까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오스틴으로 이주하고 있다는 얘기도 자주 들려와요. 기술과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도시, 이곳이 바로 오스틴이에요.
자연을 좋아하신다면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세요. 바통 스프링스(Barton Springs)라는 천연 수영장이 있는데, 맑고 차가운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그곳은 무더운 여름날 도시에서 숨 쉴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에요. 수영을 하지 않더라도 잔디밭에 앉아 맥주 한 캔, 책 한 권이면 충분하죠. 해질 무렵엔 콩그레스 애비뉴 브리지에서 펼쳐지는 박쥐 군무도 꼭 한번 보셔야 해요. 수천 마리의 박쥐가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장면은 처음 보면 살짝 놀랍기도 하지만, 이 도시와 자연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랍니다.
오스틴은 여행지라기보다는 일상의 연장이 되는 도시예요. 관광 명소를 찍고 넘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어느샌가 나도 이 도시의 풍경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죠. 오스틴에 머무는 동안은 그 자유롭고 느긋한 감각이 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요. 떠나고 나서야 ‘아, 거긴 좀 특별했지’라는 말이 나올 만큼, 묵직하게 기억에 남는 도시예요.
누군가에게 오스틴을 어떻게 설명하겠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오스틴은 꼭 뭔가 하지 않아도 되는 도시예요. 그냥 그 안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그런 곳.’ 그리고 그게 진짜 좋은 도시가 가진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